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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지에서 생리를 얘기하다 0  추천하기
작성자 고정미 작성일 2010-02-09 22:01:13 조회수 1495
   
   
생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양지에서 생리를 얘기하다
월경 페스티벌 그 후 5년.
미디어다음/ 심규진 기자
생리는 그 동안 많은 여성들에게 ‘원죄’로 통했다. 잠 깨고 난 뒤 이불에 큼지막한 혈흔을 남긴 사춘기 소녀는 큰 죄라도 진 양 안절부절 못한 채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가족 중에 남자 형제라도 있으면 피 묻은 속옷을 세탁하고 생리대를 버리는 데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조금이라도 피를 보이면 ‘칠칠치 못한 여자’라는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서 혹은 학교나 직장에서도 생리혈이 옷이나 이불에 묻지 않을까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나 뭐 묻었니?”라는 말을 ‘그 날’에는 수시로 하게 된다.

많은 생리대 광고들은 특수 제작된 얇은 생리대로 완벽하게 무장해 ‘그날’이 아닌 것처럼 속일 수 있어야만 ‘맑고 당당해질 수’ 있다고 강요한다. 모든 여성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생리를 해야만 하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여성들은 벌을 서듯 생리혈 처리에 온 힘을 기울여야 했던 것이다. 그 날이면 특히 ‘조신하게’ 처신할 것을 요구받은 셈이다.

‘생리한다’는 말은 망칙스러운 금칙어가 됐고 ‘그 날’이라는 말은 생리일의 의미를 대신했다. 조금이라도 짜증내거나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 남들로부터 “너 그날이니?”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만 한다. 여자 친구들끼리 생리대를 빌리더라도 누가 듣지는 않을까 “그거 있어?”하고 속삭이지 않으면 푼수 같다는 핀잔을 들어야 한다.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은 생리의 모습은 이렇다. 우리에게 그 동안 생리는 귀찮고 불결하고 짜증스러운, ‘부정적인 그 무엇’일 뿐이었던 것이다.

\"생리는 모성” VS “여성성을 모성으로만 국한하는 한계”
생리의 의미에 대한 여성계 시각 엇갈려
[사진=연합뉴스]
여성주의 한의사로 유명한 이유명호씨는 “생리는 피로 쓰는 경전”이라고 규정하며 생리에 덧씌워진 사회의 터부를 한 방에 날려보낸다. 그에 따르면 생리는 생명을 태동시키는 과정이고 여성만이 누릴 수 있는 ‘우주현상’이다. 이유씨는 “어렸을 때는 생리하는 것이 창피하고 숨기고 싶은 일이었지만 생리의 의미를 알게 된 후로는 자동차 뒤에 ‘생리중’이라는 글귀를 써 놓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생리 예찬’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여성들도 많다. 생리를 ‘간접적인 모성’으로 규정하게 되면 모든 여성들을 모성적 존재, 즉 산아의 주체로 규정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 특히 생리 현상 자체가 여성들에게 육체적 피로와 금전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래야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생리가 잘못 인식되고 생리로 인해 여성들이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것은 문제이지만 여성들에게 생리를 즐겁게 받아들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일단 생리 자체가 귀찮고 관리하는데 시간이 걸리니까요. 남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생업 현장에서 생리는 여성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게 사실입니다. ”
제 6회 월경 페스티벌 기획단으로 참여했던 김잔디(24)씨는 “월경 페스티벌의 의미는 월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당당한 태도를 갖자는 것이었다”며 “월경에 지나친 신성성을 부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생리를 부정적으로 인식했던 과거의 패러다임을 파괴하는 데는 모든 여성주의자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생리 자체를 모성으로 연결하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셈이다. 여성민우회 여성노동센터 서민자 부장은 “개인적으로 생리를 모성으로 규정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이나 육아는 아이를 낳기 위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행위인데 반해 생리는 개인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리를 하는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낳기 위해서 생리를 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혼선은 여성민우회가 벌였던 ‘생리대 up&down’ 캠페인에서도 나타났다. 생리대가 사회적 공공재임을 주장하며 부가가치세 철폐를 요구했던 여성민우회는 처음에는 생리대는 여성의 필수품이기 때문에 부가세를 철폐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필수품이라고 모두 부가세를 면제 받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이 나오자 여성민우회는 나중에는 모성 보호에도 필요한 물건이라는 논리를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성민우회 여성환경센터 정은지 간사는 “생리대를 꼭 모성에 필요한 제품으로 규정하기보다는 국가의 모성보호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필수품인 생리대 문제는 부각되지 못한 점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경 페스티벌, 생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없애기 첨병
[사진=연합뉴스]
‘생리를 모성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견해는 분분하지만 생리는 더 이상 숨기고 감춰야만 하는 부정적인 것이 아닌 여성의 일상이라는 사회적 인식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는 여성문화기획 ‘불턱’이 주최한 ‘월경페스티벌’의 공이 컸다. ‘불턱’은 지난 99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발상으로 ‘월경 페스티벌’을 개최해 여성의 생리를 공론화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불턱’이란 제주도 방언으로 해녀들이 물질 뒤 옷을 갈아입으면서 수다를 떠는 곳으로 여자들만의 공간을 의미한다. 젊은 페미니스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월경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됐다. 첫 번째 페스티벌의 주제는 ‘일상적인 행위로서의 생리’였다. 월경은 여성을 불결하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기제가 돼서는 안 되며 동시에 여성의 재생산 기능이나 모성을 찬양하는 방식도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여성들의 월경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연극을 공연하고, 유명인들의 축하 공연도 유치해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후 장애인의 월경 이야기, 여성들의 월경 경험담 늘어놓기, 콘돔과 생리대 바로 알기, 우리 몸을 관리하는 법 익히기 등 음지에 있던 여성의 몸 이야기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우리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생리로 인한 불편을 여성들만의 몫으로 돌리는 사회의 관행이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굳이 티 내서 ‘나 생리한다’고 외칠 것까진 없지만 남자들이 있는 장소에서도 필요하다면 생리한다는 것을 밝힐 수도 있는 거고, 생리대 빌려달라는 말도 당당히 할 수 있어야 하죠. 슈퍼에서 생리대 살 때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검은 봉지에 싸서 감추지 않아도 되는 사회, 아프면 아프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우리 스스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

지난 9월 열린 6번째 월경 페스티벌은 월경과 관련된 언어에 주목했다. 이들은 월경 전 증후군을 월경 전 변화로, 여성 비하적인 폐경이라는 말 보다는 생리를 끝마쳤다는 의미의 ‘완경’ 이라는 용어를 쓸 것을 주장했다. 또 대안생리대 판매, 피임에 관한 편견과 상식 알리기, 월경통을 완화해주는 체조와 음식, 성병의 종류와 치료법 등 다양한 주제별 부스를 설치해 이전에 쉽게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거침 없이 쏟아냈다.

‘인도주의 실천 의사협의회’ 김현식 여성위원장은 “여성의 생리를 이해하면 여성이 보인다”며 “여성의 생리가 정상이라는 말은 곧 여성이 육체적으로, 정신심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여성의 생식기계가 특별한 이상 없이 모든 기능이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성의 활발한 사회진출과 여성인권 보호가 진행되는 가운데 생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대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생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대두된 것은 어찌 보면 늦은 감조차 있다”고 말했다.

달이슬 감사합니다. ^^ 달이슬 너무 사랑하시는거 아니에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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